[트레킹] 일본 북알프스 신비에 빠지다
[트레킹] 일본 북알프스 신비에 빠지다
  • 윤광룡 기자
  • 승인 2017.08.27 14:26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옥동규의 세번째 일본 북알프스 산행기

8월15일부터 20일까지 5박6일 일정으로 ‘바위&블랙조’ 커플, 홍빠 형, 자리공님, 나(옥동규), 이렇게 5명이 출발했다. 이번엔 북알프스 야리가다케(3180m)~호다카다케(3190m) 일명 다이끼렛토 릿지능선을 타는 것이다.

8월16일 새벽 4시에 기상해 5시40분께 출발했다. 이슬비를 맞으며 아즈사 강가의 평안한 등산로를 걸어간다. 묘진산장을 경유해 도쿠가와 산장에서 누룽지탕으로 아침을 먹는다.

오름길 다다이라 야영장 부근 철 늦은 사쿠라가 만발했다. 복수초 처럼 생긴 야생화가 눈 얼음을 뚫고 피어나는 생명력에 경외감도 들었다. 원추리 야생화 군락을 만나 쉬면서 힘든 것을 잠깐 잊는다.

그러나 이 길은 역시 지루하고 힘든 오름길이다. 야리산장 약 1km 부근 살생휴테 앞 갈림길에서 “아~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길 이어라.” 산장에 가서 보니 후미 일행은 고산증 증세가 왔다.

비 맞은 강아지 꼴이 되어 오후 4시께 산장에 도착했다. 텐트 자리를 배정 받고 따뜻한 코코아 한 잔 하며 밥 시간을 기다린다. 주전자에 담긴 따듯한 차 한잔을 마신다. 돈카츠 정식이 나오는데 꿀맛이다.

사케 중간 병 하나와 맥주 몇 캔을 곁들이니 몸이 나른해 진다. 텐트에 드니 구름이 능선을 넘실넘실 넘어며 춤을 춘다.

밤 10시께 비몽사몽간에 바위가 외치는 “야~ 은하수다.” 소리에 텐트를 열어 보니 쏟아 질 듯한 별과 유유히 흐르는 은하수의 장관이 펼쳐진다. 텐트에서 턱을 괴고 한참을 보다가 잠이 든다.

8월17일 새벽 4시30분께 기상해 미러리스로 일출 직전과 일출 사진을 몇 장 담아 본다. 멀리 구름 바다위에서 솟는 일출경이 장관이다. 어제 비 맞으며 처량하게 올라 온 보람을 느낀다.

야리 산정호텔에서 아침밥을 해 먹는다. 이런 풍경에서 먹는 식사는 가히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산장 물품 나르는 헬기가 아침부터 분주하라. 언젠가 야리가다케에서 다테야마를 이어 가고 싶은 욕망이 꿈틀 거린다.

중악에서 남악으로 가는 길은 원래 길에서 우측 능선으로 새 길을 내어 좌측 주능선으로 붙는 길로 변경해 놓고 신도라고 안내를 하였다. 중악 정상에서 출발할 때 유심히 보면 인위적으로 꺽어진 길임을 알수 있다.

8월18일 오랫만에 방에서 자고 나니 참 좋다. 여성 두명이 차지하여 차와 간식을 먹고 있는 테이블에 슬쩍 취사도구를 들이 밀어 두고 자리를 뜨기를 기다린다. 이내 자리가 비어 다섯명이서 아침을 해 먹는다. 햄을 구워 먹다 남긴 깻잎지에 싸 먹는 맛이 일품이다.

계곡길을 내려 오는데 비가 오락가락한다. 출렁다리 건너는 곳에서 계곡물에 세수 한번하고 쉬어 간다. 요코오까지 꽤 속보로 진행한다. 숲이 참 좋은 하산길이었다. 요코오에서 컵라멘과 쨈빵, 맥주와 콜라로 이른 점심을 먹는다. 일행들은 컵라멘이 양이 많아 흡족하다고 했다.

묘진산장에서 다리를 건너 묘진이케에 입장했다. 사진을 몇 장 찍고 습지 생태탐방로를 경유하여 니시다이라에 도착해 접수를 하고 카고백을 찾아 텐트를 치니 비가 온다. 데크에 타프를 치고 목욕하러 가니 벌써 신고가 됐는지 타프를 걷으란다. 젠장~.

식사 준비를 하려니 비가 온다. 첫날 저녁을 먹었던, 지붕이 있는 화덕 데크에 가니 일본 어르신들이 선점하고 있다. 나는 비가 온다며 너스레를 떠니 물건들을 치워 주며 사용하란다.

일본 할배들 “아리가토 고자이마스!” 7시 문 닫는 마트를 한번 더 다녀오고 나서야 기나긴 만찬이 끝난다. 사케 700 2병에 캔맥주가 제법 찌그러졌을게야. 마지막에 구워먹는 치즈가 맛났다.

8월19일 어김없이 새벽 4시에 기상해 패킹을 하고 버스터미널에 오니 7시쯤이다. 오늘은 중알프스를 당일치기로 등산해야하니 시간이 돈이다. 마츠모토까지 택시비가 16,500엔이니 버스 타고 기차환승 하는것 보다 유리하다.

마츠모토역에 내려 중알프스 고마가네역까지 티케팅을 하고 배낭을 역 한쪽 구석에 벗어두고 역앞 소바집에서 아침을 먹는다. 따뜻한 소바가 꽤 먹을만 했다. 고후 나가는 중앙선 열차를 타고 오카야역에서 이다선으로 환승, 고마가네역에 내리니 역앞에 대기한 중알프스 행 산악버스가 6분뒤에 출발한다.

로프웨이역에서 짐을 코인락커에 무단방치 해 놓고 일부는 메고 번호표 순서를 기다려 표를 끊어서 올라 간다. 상부역까지 10분이 안걸린다.

8월20일 아침 8시30분께 체크아웃 후 나고야역으로 이동했다. 정식으로 아침밥을 먹고, 10시 메이테츠 백화점 개점시간을 기다렸다가 이리저리 헤멘다. 남성관 5층 호일산장을 겨우 찾아 쇼핑을 한다. 난 아라이텐트 1인용과 그라운드시트를 샀다.

공항으로 이동하여 제법 맛나는 해물라멘 하나 먹고, 면세점 쇼핑하고 일행들은 인천으로 난 오후 3시20분 김해행 항공편으로 귀국했다.

글 옥동규 /거제시 공보문화담당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스캇 2017-08-27 18:12:29
와~ 무언가 뭉클하네요. 사진속에 나오시는분들 포스가 장난 아니십니다. ^^